▲ 염전 퐁경...배석문 사진작가

"산행에서 만난 야생화에 푹 빠졌지요"
자연 사진작가 배석문의 사진 세계

글 조준기 기자 ㅣ 사진 배석문 사진가

사진은 현실 세계를 가장 잘 반영하는 예술 분야라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피사체를 앵글에 그대로 담아내는 일이야말로 그 어떤 도구보다 리얼하고 직감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물론 피사체의 가장 정확한 조영은 인간의 눈이겠지만 저장이 불가능하고 인간의 기억 속으로 아련하게 남을 뿐이다.

이렇게 사실 세계를 반영하는 사진을 시작하는 경우도 여러 가지다. 산행을 오래 하면서 산행에서 만난 나무와 꽃, 바위 등 이들을 잊지 않고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시작한 배석문 사진작가는 야생화에 매료되어 카메라를 잡게 되었다. 그는 현직 교사로서 산행을 즐기는 자신의 취미에서 출발한 사진을 더욱 발전시켜 사진작가로 거듭나는 경우다.

▲ 봄꽃 얼레지의 접사

"내가 처음 카메라를 접한 것은 산행을 하면서였다. 한 20여 년 산행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오르지 정상을 향해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고, 잠시 쉴 틈도 없이 걷는 산행만 했던것 같다"면서 "정상이 전부가 아니라 산행 길에서 만나는 꽃과 나무, 돌 등이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사진을 시작한 배경을 배 작가는 설명한다.

배 작가는 이런 생각으로 왜 내가 산을 오르기만 하는가를 되짚어 반문하며 이건 아니다 싶었다. 산행은 육체적 단련 뿐 아니라 정신적인 마음에도 휴식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름답게 핀 이름 모를 야생화, 솔바람 불어오는 바위, 그루터기에 앉아 지나온 산길을 바라보며 나의 지난 과거를 되뇌며 마음의 여유를 갖는 습관이 생겼단다.

그는 산행은 꼭 정상이 아니더라도 마음껏 산을 즐길 수 있고, 또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런 계기로 카메라를 구입하여 야생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이 사진들을 인터넷이나 식물백과를 통해 이름을 알게 되고 서식지나 환경, 식생 등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산행의 의미가 바뀌면서 하나하나 야생화를 알아 나가니 산행이 한층 더 즐거워졌고, 야생화 공부와 함께 사진에 대해 더욱 관심이 깊어졌다. 수년을 그렇게 야생화 공부에 집중하는 산행을 하다 보니 야생화에는 전문가가 다 되어 있었지만 사진이 맘에 들지 않았다. 이렇게 야생화 사랑에 푹 빠져 주말이면 혼자라도 들로 산으로 야생화 촬영에 나서곤 했다.

그러나 자신이 촬영한 야생화의 표현이 전문가와 너무 다르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답게 촬영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사진작가협회를 알게 되었다. 그는 바로 협회의 경산지부에서 사진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그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

▲ 동박새...동백꽃에 앉았다 날아가는 동박새 모습

배 작가는 "사진은 홀로 할 수도 있고 자연과 더불어 언제든 카메라 하나만 들고도 즐기면서 건강도 다질 수가 있어. 나이 들어서도 좋은 취미로 손색이 없어" 이렇게 깨닫고는 더욱 열심히 아름다운 자연을 찾아 자연과 야생화를 앵글에 한껏 한껏 담아 나갔다. 그리고 선배 작가의 조언을 받아 동호회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이론과 실제 사진을 배워 나갔다. 재미도 있었고, 좋은 인간관계도 만들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사진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제 몇 십 년에 걸쳐 사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사진작가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쌓인 작품들을 이제는 누구에겐가 보여 주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되었다. 비록 유명 작가의 작품은 아니자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더 큰 보람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수차례 개인전을 열었고, 단체전에도 출품을 하며 사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 작가는 이제 중견 작가로서 손색없는 작품성과 이력을 갖게 되었다.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표현력, 감각성, 구도 등 어느 면에서도 작가로서 품격을 유지하며 새로운 작품을 찾아 오늘도 산으로 들로 출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제 소원이 하나 더 늘었단다.

지금까지 찍어 온 사진들을 한데 모아 사진 화보집과 함께 개인전시회를 열어 지인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게 꿈이란다. 이렇게 작은 발자취라도 남겨 놓는 게 그의 소원이자 희망이다. 꿈은 꾸는 자에게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이런 그의 꿈과 희망이 반드시 이뤄지리라 믿으며 앞으로 더 많은 작품과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작가로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 배석문 사진작가

배석문

한국사진작가협회 전국사진공모전 금상 외 다수
야생화사진전시회.경북예술대전사진전 등 다수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낭만포토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