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위안부 합의 수용 못하면 원점 돌아가"
靑 담화 '위안부 합의와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조준기 기자

일본 대사관 앞의 일본군'위안부' 소녀상

청와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12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 협상안을 발표한 지 사흘만인 31일 이와 관련 담화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한일 간 합의에 대해 "정부의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어렵게 풀린 위안부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고자 한다면 이 문제는 24년 전 원점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정부로서도 할머니들 살아 생전에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여지가 없게 될 것이란 점을 헤아려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위안부 합의와 관련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제하의 글을 발표하며 야당과 사회단체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수석은 "(한일협의와 관련) 민간단체의 여러 비판도 듣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은 외교 현장에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임해왔다"며 "그렇게 정부가 최선을 다한 결과에 대해 ‘무효’와 ‘수용 불가’만 주장한다면 앞으로 어떤 정부도 이런 까다로운 문제에는 손을 놓게 될 것이며 민간단체나 일부 반대하는 분들이 주장하는 대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치 정부가 잘못 협상한 것 같이 여론을 조성해나가는 것은 결코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양국 언론 역시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하고,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10억엔(약 100억원)을 출연키로 했다. 또 우리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과 관련, 관련단체와 협의해 적절한 해결을 위해 노력키로 했다.

양국은 이번 합의가 불가역적임을 확인하고,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상호비방을 삼가기로 뜻을 모았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이날 자 기사에서 만약 한국측이 대사관 앞 일본군'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지 않으면 10억 엔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이행할 수 없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