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북 핵실험 대응 미흡…미국 견제가 우선
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도움된다 복심 깔려

이선광 선임기자

미국의 핵심 전략무기 B-52기가 한반도 상공을 선회 비행하며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무력시위 하고 있다(사진=YTN News)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는 분노하고 있지만 중국은 사뭇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는 단호하지만 내용은 그렇지가 않다는 평가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보였던 태도와 비슷한 양상이다.

중국은 1월 6일 북한이 갑자기 4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북한을 강력 비난하며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역할을 적극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때 중국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이틀 뒤인 지난 8일, 중국 외교부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을 들고 나와 당초 입장을 사실상 바꿨다.

중국 외교부

이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다른 국가들도 냉정하게 평화적 해결이라는 방향을 유지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는 논평을 내놓았다.

이후 10일, 미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등 굳건한 한미 연합 대응태세를 보이자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국은 절제하고 긴장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로는 북한을 비난하면서도 실제 행동에서는 북한을 감싸는 듯한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지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직후와 매우 유사한 입장이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한 달여 가 지난 4월 20일 중국은 첫 반응이 "한국의 조사과정을 주목하고 있으며 적절한 처리를 믿는다"는 것이었다. 다소 모호한 입장으로 북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태도가 분명했다.

중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2013년 3월 '핵ㆍ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의 금융거래 금지'를 골자로 한 유엔 결의안 2094호를 채택할 때도 해당 부처에 철저한 집행을 지시했다.

리바오둥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당시 "북한이 유엔 결의를 확실히 이행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유엔 제재에 동참한 이후 금융, 해운·항공 교통, 무역 등의 분야에서 음성적으로 이뤄지던 관행들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북한에 압력을 가했으며 2013년 3월 중순부터 단둥의 일부 중국계 은행 지점을 통한 북한인의 외화 송금을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을 앞에 두고 적극적으로 대북제재를 가하려는 태도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동아시아 세력 확장에 견제를 해야 하는 입장과 맞물려 북한의 핵개발이 어쩌면 도움이 된다는 내심으로 국제 외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