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초강수' 대응
"개성공단 수익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 이용했다"

조준기 기자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2월 10일 오후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사진=채널A뉴스)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해 개성공단의 전면 조업 중단의 초강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입주기업들의 경제적 손실도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10일 오후 긴급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개성공단은 이날부터 전면 중단 된다"고 밝혔다.

홍 장관은 이어 "북한이 최근 도발뿐만 아니라 앞으로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한 포기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며 "그대로 놔둘 경우 동북아 안전에 근본적 위협이 초래되며 결국 핵 도미노 현상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 장관은 "북한 주민들의 삶에 도움을 주고 북한 경제의 단초를 제공, 남북한 공동 발전을 위해 개성공단 가동이 시작됐으나, 오히려 이러한 우리 정부의 노력이 북한 핵무기 고도화에 악용되는 결과를 낳았다"며 "정부는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고, 우리기업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성공단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총 6160억 원 수준이며, 작년에도 1320억원 가량의 현금이 북한으로 유입됐다.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으로 남측 입주 기업의 피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지난 2013년 9월 재가동된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개성공단은 약 160일간 가동이 중단됐었다. 이 기간 피해금액은 총 1조원이 넘는다.

개성공단에는 현재 124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생산비에서 인건비 비중이 높은 섬유업체가 약 58%로 가장 많다. 기계금속(19%) 전기전자(11%) 화학(7%) 등의 기업도 상당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에 따른 기업들의 피해액은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자 대표 대부분은 정부의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인 정부의 결정 통보에 분통을 터트리는 분위기다. 입주 기업들과 사전 협의가 전혀 없이 일방적으로 공단 전면 중단을 통보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기업들의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필요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