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은 끊임없는 변화 갈구해야”
 경영학의 관점에서 본 지방자치단체

조대형 기자

“수정을 용납하지 않는 계획은 나쁜 계획이다.” 이 말은 퍼블리리어스 사이러스의 명언 중의 하나다. 실현이 어려운 사업의 계획을 수정을 하지 않으면 지역이 발전하기 힘들고, 제자리에 머물거나 뒷걸음질 치는 미래를 만들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어떠한 것도 완벽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잘못된 계획은 빨리 깨닫고, 시간을 투자하면 노력의 대가가 결과로 증명된다. 이러한 과정을 소홀히 하고, 자신의 계획이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가장 위험한 발상이다. 지방자치는 기업경영과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지방선거 때만 되면 후보들이 각종 사업에 대한 공약을 내걸고, 이익을 추구하는 자치단체로 만들어 지역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CEO가 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는 것이다. CEO는 지적인 능력과 더불어 인간적인 경영철학이 있어야 하고,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한 덕목이므로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특히 민자사업유치는 지방자치단체장의 강한 리더십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정책을 개발하여 민자사업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행정 서비스가 필요하고, 자치단체장은 모든 활동 분야에 전략가로서 의사결정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직원들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자치단체장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파워 리더십을 넘어서 급변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하며, 창의적으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둘째, 자치단체장은 미래의 모습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있어야 하며, 기업이 비전을 제안하면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여 직원들이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격려와 사명감을 불어 넣어야 한다.

셋째, 자치단체장은 능력 있는 인재를 적시적소에 배치하여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략은 곧 변화다. 변화는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 자치단체장이 변화를 두려워하면,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 당초의 계획이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면 그 계획을 즉시 수정하여 추진해야 한다.

넷째, 아무리 자치단체장의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혼자서 큰일을 끌고 갈 수는 없는 법이다. 공무원들도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역할을 떠맡아 동료를 격려하면서 성공하는 전략 경영에 동참해야 한다.

다섯째, 지방자치는 주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그래서 주민들의 역할이 지방자치단체장 못지않게 막중한 것이다. 지금은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하소연 하고, 국가가 무엇을 해주기만 바랄 때가 아니다. 이해득실만 앞세워 반대만 하지 말고, 우리지역은 우리 힘으로 발전시킨다는 의식을 가져야 우리의 소원을 이룰 수 있고, 그 내부의 중핵에 행복한 성장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의 화두는 ‘행복한 성장’이다. 행복한 성장은 모든 주민이 골고루 잘사는 건강한 지역경제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이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꺼내든 카드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고, 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기업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를 제1과제로 내세워 사활을 거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기업유치가 전부는 아니다. 지자체는 기업유치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해 기업이 맘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과감히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할 수 있어야 일자리가 늘어나 지역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행복한 성장’이 가능하려면 기업경영을 활성화하는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 비전 있는 성장동력을 개발해 지역경제의 미래를 철저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고 단기적으로는 다양한 기업 지원책과 편리한 민원 서비스를 제공해 기업을 유치·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구체적인 전략부터 마련하자. 첫째, 기업경영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는 토지와 투자비용, 그리고 시간에 대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이들은 기업이 입주 환경을 따질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즉 지자체는 기업 비용을 절감하는 적절한 지원책으로 기업 정착을 도와야 한다.

대신 기업은 그 비용을 연구개발(R&D)이나 인력 고용에 투자해 지역에 돌려준다. 이런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지자체가 지향하는 기업유치의 진정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기업 집적화와 토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산업단지 조성과 복합 개발이 필요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 친환경 첨단복합단지를 개발, 조성하거나 노후화된 산업단지를 재개발해 관련 기업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둘째, 수도권보다 입지 조건이 열악한 지역의 경우 과감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 또 제조업과 첨단특화산업, 콜센터 등 대규모 투자기업에 대한 특별지원책도 마련해 투자비용의 10% 이내 최대한의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전국 여성 기업인 우대를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해 여성 기업인 활성화를 촉진시켜야 한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의 특별 지원책과 지원 조례는 건강한 기업 여건을 마련하고 좋은 소비도 장려할 수 있다.

셋째, 촌각을 다투는 기업활동에 신속히 보조를 맞추는 일도 지자체가 갖춰야 할 필수 요소다. 일부 자치단체는 공장 설립 인허가에만 몇 개월이 걸리던 관행에서 과감히 탈피해 최소 30분 안에 이를 처리하는 ‘공장설립사전협의제’를 도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 지방자치단체는 전담 직원이 산업 현장을 방문·상담해 기업 민원을 해결하는 ‘중소기업지원사무소’나 기업경영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기업애로솔루션 500’을 운영하는 등 방식으로 기업활동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활동에 윤활유를 붓는 좋은 정책 사례라고 할 것이다.

넷째, 지역 성장동력이 될 전략 산업을 발굴한 뒤, 관련 분야 기업을 위한 맞춤형 지원책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신속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때 기업유치도 쉽다. 전국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부족한 예산과 여건에도 불구하고 열정과 의지를 다해 기업지원책을 마련하고 기업유치에 노력을 쏟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기업인들이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는다.

그만큼 기업도 현지 인력 우선 채용, 녹색경영, 지역 대학 간 산학 협력 확대 등에 적극 나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려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지역민에게 존경받는 선진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불균형 구조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20년이 지났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자주적 자립적 운영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무늬만 지방자치’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주민밀착형, 지역특성을 고려한 자율적인 행정 실현 등 자치행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은 조성되었으나, 중앙과 지방간 권한 배분의 불평등, 재정분권 없는 지방자치 등으로 지방의 중앙 의존도가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중앙집권화가 지속되어 프랑스와 미국, 일본 등과 달리 지방성이 낮고 국가성이 높아 국가-지방간의 관계도 일방적인 갑을(甲乙)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지방은 국가의 일선기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지방자치 실시, 그로 인한 성과와 한계
 
1991년 지방의회 부활과 1995년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체제의 출범으로 지방자치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앙과 지방간 권한 배분의 불평등으로 지방자치의 역행을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중앙집권적 지방행정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사무이양을 중심으로 하는 지방분권은 지방재정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어 이로 인해 지방자치의 역행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정책과 '재원 없는 기능 이양' 등으로 지방재정은 매우 열악한 상황에 빠져있다. 취약한 수준의 재정분권으로 지방재정은 악화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세입과 세출 규모의 괴리 현상은 지방정부의 재정력을 악화시키고, 동시에 중앙재정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가 · 지방의 수직적 상하관계를 탈피해야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강한 국가성을 바탕으로 중앙집권화 되어 국가-지방의 관계도 일방적인 갑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방분권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가-지방간 기능 재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과거의 갑을관계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행정분권도 요원한데 입법분권이나 사법분권은 논의조차 없다. 중앙행정관료는 본래 직무인 행정업무 뿐만 아니라 입법기능과 사법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여 이중 · 삼중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방행정 수요와 관계없는 기구 · 정원은 과거 중앙집권적 행정체제의 유산으로 지방자치의 이념에 맞추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사법구조는 서울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방자치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사법분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가와 지방의 수직적인 상하관계를 개편하여 그에 맞는 갑을관계를 맺어야 할 것이다.

신규 복지사업이 급증하면서 중앙의 일방적 시책으로 인해 복지관련 공공기관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과의 연계는 미흡한 점이 있었으며, 개별법령의 경우 대상이나 범위를 제한하거나 중앙정부의 협의와 승인제도는 갑을관계의 한 단면으로 이는 문제로 꼽히고 있다.

"국책사업=국익=공익"이라는 논리에 따른 국가주도 개발사업은 특별한 권한과 지위를 가지고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주도 개발사업[국책사업] -> 지역갈등 증푹 -> 지방자치 좌절이라는 결론을 바꾸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더이상 지방자치의 의미가 변하거나 무조건 적인 희생을 강요당하고,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균형발전을 통해 지방자치의 장애를 극복해야
 
그렇다면 지방자치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어야 할까? 먼저, 지방자치 억압하는 수도권 규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수도권의 정책이 국가경쟁력의 향상이나 수도권의 발전자체에 집중되지 못하고 다른 국가정책의 목표 달성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기 때문에 부작용이 초래된 것이다.

지방자치의 활성화를 위해, 그리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진단을 통한 합리적인 접근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한 것이다.

지방자치 활성화는 수도권 · 비수도권 격차해소와 상생협력이 핵심이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국가정책에서 비수도권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 · 투자 소홀은 세계화와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 동력을 상실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적 격차 심화는 지역발전 양극화와 열악한 지방 재정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는 만큼 국가 주도의 일방적 개발사업 지양하고 지역개발의 자주성 확대가 필요하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한 창조적인 발상
 
지방자치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중앙집권적 유산인 국가 지방 갑을관계를 청산하여야 한다. 국가 지방 기능 재배분을 통한 권한의 수직적 배분으로 지방이 자주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가주도의 일방적인 정책입안 및 개발 사업을 지양하고 지방정부에게 PLAN(계획), DO(집행), SEE(평가 및 감사)라는 3요소를 보장하여 자치의 완결성을 갖추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