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공주문화원, '세시풍속 이어가기'에 대보름 마을 샘고사
충남 공주시 의당면 요룡리 정월 대보름 마을 샘고사 연다

조준기 기자

충남 공주문화원이 한국전통문화재단에서 시행하는 '세시풍속 이어가기' 사업 공모에 하대리 칠석제, 의당면 풍장마당, 요룡리 샘고사, 두만리 도령서당의 책다림 등이 민속을 주제로 한 세시풍속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충남 공주시 의당면 요룡1리 요골마을의 '샘고사'가 전통에 의하여 음력 정월 열나흘인 21일 오후 마을고사를 지낸다. 마을의 전통으로 합동세배를 행하고 있는 요룡1리 요골 마을은 300여년 전통을 이어가는 샘고사를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진행한다.

300여 년 전부터 지내온 것으로 알려진 마을의 샘고사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 시기에도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올렸으며 새마을운동과 미신타파를 부르짖던 1970년대에도 마을의 공동체 정신으로 매년 올렸다.

이 마을의 샘고사는 공주문화원에서 자료를 정리하여 한국전통문화재단의 세시풍속 이어가기 사업에 응모해 후원을 받아 올해는 다른 해와 달리 예전 중흥기의 모습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 마을의 샘고사는 전통적으로 대보름 전날 지내왔다. 그러나 준비는 정월 초이레부터 시작된다. 마을의 장정들이 샘을 청소하고 차일을 치고 황토를 파다 놓으며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농기를 세운다.

그리고 정월 열나흘 오후가 되면 장정들과 풍장꾼들이 마을의 각 가정을 돌며 일 년 동안의 복을 빌어주는 안택 풍장을 치면서 고사의 비용을 추렴한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면 마을 사람들의 흥을 돋우는 풍장마당을 여는데 올해에는 논두렁밭두렁 풍장패와 계룡면 하대리 칠석제 풍장패가 합류하여 풍장꾼만 50여명이 함께하는 대동 풍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풍장마당이 끝나는 오후 5시 전통 샘고사가 시작된다. 샘고사는 고사 음식을 차려놓는 진설, 신을 모시는 강신례, 초헌, 지도자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이 돌려가며 잔을 올리는 아헌, 노인어른의 종헌으로 유교식 고사를 올리는 것은 다른 마을과 같다.

그런데 요룡리 샘고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전통 방법에 의한 동네 소지를 고사 축원과 함께 올리며, 개별 소지가 진행되는 동안 마을의 안과태평과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고사축원이 이어지고 농사 풍년을 기원하는 농기 고사를 올리는 순으로 실시된다.

유왕종 추진위원장은 "마을에 젊은이들이 다시 모여들어 이제는 옛날 모습으로 오리자고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날 요룡리에 오시면 고사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할 것이니 자녀분들 손잡고 찾아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