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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황정심의 자전적 담론집 <니, 뉘집 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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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17  11: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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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정심의 자전적 담론집 <니, 뉘집 딸이고>

 

찜통 같았던 무더위가 한반도를 뒤덮던 여름이 지나고, 먼 산에 구절초가 피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그 창창하던 무더위도 계절 앞에는 더 이상 비켜서지 못하고 창공은 높아만 간다. 천고마비의 계절에 자신의 60년 세월 동안 삶의 철학이 함축된 자전적 담론집 <니, 뉘집 딸이고>를 펴낸이가 있다. 공생정책연구원 부이사장 황정심(61) 씨이다.

“보이지 않는 꿈과 이상(理想) 속에 수수께끼처럼 숨어 있는 내 인생의 지향점을 더듬으려 노(櫓)를 저어 나선 것이 정치(政治)라는 것도 어쩌면 이 글에서 드러내 놓고 싶은 장르의 하나다. 모두가 이데아(idea)이기 때문에.

한 여자의 지고한 정성과 노력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가 하는 시험대라고 한다면 나는 이 정치의 길을 향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겠다는 것도 이 글의 서문에 밝힙니다.”라며 자신이 추구하는 정치에 대한 소신과 꿈을 소탈하게 털어놓고 있다.

그는 나이가 마흔이 넘고서야 잃어버린, 떠나보낸 청춘을 애도(哀悼)하고 싶다는 자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 놓는다. “그나마 이제라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라며 관조한다.

그는 이어 체념을 넘어 삶의 상념으로 승화하는 통찰을 얘기한다. “청춘은 끝내 잃어버리고 마는 것인가 보다. 마음만은 18세 꽃띠라고 우겨도 세월 앞에서 이성은 경직되고 감성은 보수화 되고야 만다. 아무리 청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져도 끝끝내 멀어져가는 게 청춘 같다.”며 지난 청춘 시절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을 애써 보내야만 했던 삶의 미학을 이순(耳順)의 눈으로 달관(達觀)하고 있다.

“청춘의 색깔이 만약에 짙은 파랑이라면 우리는 그 색이 세월 앞에서 빛바래지거나 누렇게 변색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해진 가련한 존재”라고 자신의 삶을 투명한 유리거울에 비추듯 드러내고 있다. 한번 쯤 숨 막히게 살아 왔던 자신의 지난 세월을 뒤돌아서서, 삶을 투영해 볼 수 있다는 것은 통속적이든 세속적이든 어느 정도 ‘성공’한 삶이 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그는 자신이 이순(耳順)이라는 인생 지점에서 자칫 혼란스러울 것 같은 삶을 다시 반추하는 여유를 갖는다. “아직 이순에는 그 나이를 거부하는 마음을 가질 수도, 발뺌을 할 수도, 우습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후로는 그게 가능할까? 몸은 하루하루 예전 같지 않아 지는데 말이다. 예순 살이 아픈 이유는 이것이다. 더 이상 예전처럼 젊어질 수 없다는 깨달음”이라고 성찰(省察)하고 있다.

이제 인생의 하향 길에 들어선 ‘육십’이라는 나이는 지난 세월을 되짚어 젊은 날의 초상을 소리쳐 부르며, 지금을 인정하지 않으려 앙탈을 부려 볼 수도 있지만, 허나 이제 더 나이가 들면 그 부질없는 앙탈도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는 게 ‘인생’이라고 관조한다.

그는 바로 지금이 새로운 삶의 돌파구를 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시점으로 깨닫고 그 분출구가 바로 ‘정치(政治)’의 길로 들어서는 것으로 결론짓는다. 예순 살. 인생의 반환점에 서서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길이 정치의 길. 그가 마지막 들고 있던 히든카드이다.


신  간: <니 뉘집 딸이고>
지은이: 황정심
출판사: 헤럴드북스
책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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