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이대호·박병호·오승환·김현수·최지만…MLB 개막↑
8인 메이저리거 중 류현진 강정호만 출전 대기 중

양병수 기자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 선수

미국 프로야구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먼저 개막전을 치렀다. 오승환은 3일(현지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메이저리그 원정 개막전 7회말 셋업맨으로 등판해 한 이닝을 무사히 소화했다. 그는 피안타 없이 1이닝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기존 한국인 선수 추신수를 비롯하여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최지만도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특히 개맥전 로스터에 올라가지 못할 거라는 현지 언론의 전망에도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메이저리그 진출 계약 옵션으로 넣었던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행사하며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을 확정지었다.

김현수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외야 경쟁자들인 조이 리카드, 놀란 레이몰드, 아담 존스, 마크 트럼보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인 0.178(45타수 8안타)을 기록해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
 
김현수가 25인 로스터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실력 때문이 아니라 온전히 계약 내용 때문이다. 개막 25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언제 출전 기회를 잡을 지 모르는 상태다. 쇼월터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맹활약한 조이 리카드를 주전 좌익수로 쓸 계획을 갖고 있어 김현수 입장에선 조이 리카드가 부진할 때까지 출전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출전 기회를 잡더라도 적은 타석 안에 좋은 성과로 보여줘야 하는 부담을 안게됐다.
 
김현수의 마이너리그 강등을 내심 원했던 구단 쪽도 김현수를 끌어안고 팀을 운영해나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종전의 강경한 입장에서 돌아섰다.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를 다른 모든 선수와 똑같이 활용할 것이다. 김현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지만 당분간 쉽게 기회가 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최악의 계약'이라는 언론의 평가에도 실력으로 입증해 보이겠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던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자신의 공언대로 실력만으로 마침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합류했다. 이대호는 4일 개막전 상대인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 구장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공식 훈련을 마치고 개막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대호는 40인 로스터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초청선수' 신분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스프링캠프 기간 안에 자신의 진가를 입증하지 못하면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평정하고 소속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제시한 거액의 계약도 거부한 채 오로지 꿈만을 좇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국과 일본 무대에서 MVP에 오르며 정상에 올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그를 34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느린 발 때문에 빼어난 타격 능력만 믿고는 각 구단들이 쉽사리 영입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호는 시범경기에서 타율 0.264(53타수 14안타) 1홈런 7타점을 기록하며 백업 우타자 1루수 자리를 낙점 받았다.

시애틀은 4일 개막전 25인 로스터를 최종 발표했고 이대호는 경쟁자 헤수스 몬테로를 따돌리고 등번호 10번을 지정 받았다. 시애틀은 좌완 투수에 약한 애덤 린드의 약점을 보완하고자 이대호를 영입했다. 때문에 이대호는 당분간 플래툰 시스템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지만도(25·LA에인절스) 미국 진출 6년 만에 빅리그 꿈을 이뤘다. LA타임스는 3일 "LA 에인절스 내야수 최지만이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중 한자리만 남았던 백업 야수 자리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최지만은 시범경기에서 외야수 션 로빈슨, 라파엘 오르테가, 토드 커닝엄, 내야수 레이 나바로, 제프리 마르테와 경쟁을 벌인 끝에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인천 동산고등학교를 졸업한 최지만은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고 2010년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끝에 결국 6년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최지만은 지난 시범경기에서 타율 0.212(66타수 14안타)에 그쳤지만 볼넷 10개를 얻어내는 선구안을 보이며 0.316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타석에서 다소 부진했음에도 최지만이 25인 로스터에 진입할 수 있었던 것은 1루 수비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에인절스는 5일 안방에서 시카고 컵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이밖에 올해 개막 25인의 로스터에 포함된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기존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를 비롯하여,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까지 더해 총 6명이다. 시범경기 도중 발생한 가벼운 등 통증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289(38타수 11안타), 출루율 0.386, 장타율 0.368, 2타점을 기록한 추신수는 무난하게 25인 로스터에 들었다.

박병호 역시 시범경기에서 타율 0.259에 3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빼어난 공격력을 인정받아 볼티모어와의 개막전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이미 꿈의 무대에 올라 성공적인 데뷔전을 끝냈다.

한편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지난 시즌 무릎 부상의 여파로, LA다저스의 류현진은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개막전에서는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