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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제월光風霽月의 그림자 속을 소요하다'맑은 날의 시원한 바람과 비 갠 후에 뜬 달'
조경렬 기자  |  herald@heraldjourna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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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24  21: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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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인문학]

[헤럴드저널] 조경렬 기자=광풍제원光風霽月. '맑은 날의 시원한 바람과 비 갠 후에 뜬 달'이라는 의미로 훌륭한 학식과 인품을 비유하여 쓰는 말이다.

   
서울 도봉구 도봉산 계곡에 서각된 광풍제월 각자(사진=조경렬)

추석을 맞아 늦은 오후 한가한 시간에 도봉산 도봉계곡을 산책했다. 가을이 시작된 중추가절이라 쏴한 바람이 시원하다. 산릉에서 몰아친 바람이 용어천계곡 암벽을 타고 계류를 휩쓸고 지나간다.

광풍제월. 「용릉(舂陵) 주무숙(周茂叔), 주돈이(周敦頤)는 그 인품이 고상하고 마음이 대범한 것이 마치 맑은 날의 바람과 비 갠 날의 달과 같다.(舂陵周茂叔 其人品甚高 胸懷灑落 如光風霽月.)」에서 따 왔다.

이 내용은 중국 북송(北宋)의 황정견(黃庭堅)이 주돈이의 인품을 추앙하면서 쓴 글로 황정견의 《예장집(豫章集) 〈염계시서(濂溪詩序)〉》에 나온다.

주돈이는 북송의 유학자로, 송학(宋學)의 개조로 불린다. 태극을 우주의 본체라 하여 《태극도설(太極圖說)》과 《통서(通書)》를 저술하여 성리학의 이론적 기초를 쌓은 인물이다. 주돈이의 이론은 정호(程顥)·정이(程頤) 형제를 거쳐 주희(朱熹, 주자)에 의해 집대성되었다.

   
도봉계곡 건너편 언덕에서 촬영한 광풍제월 각자로 광풍의 한자 옆에 무뢰한의 훼손 흔적이 보인다

‘광풍제월’은 ‘광제(光霽)’라고도 하는데, 훌륭한 인품을 말하는 것 외에도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 여기에서는 자연에 대한 아름다운 풍광을 찬탄하는 의미로도 보여 중의적 표현이라 하겠다.

이 광풍제월이 쓰인 도봉산 도봉계곡은 조선조에 성리학자들이 모여 학문을 논하던 곳이었다. 이 서체는 조선 후기 학자 이재가 새긴 천옹서(泉翁書) 각자 글씨로 알려진다.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바위에 광풍제월이라고 새기고 그 허리춤에 천옹서라고 썼다. 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에 서각되어 있지만 길을 등지고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서각된 광풍제월은 전남 담양의 소쇄원 정자 제월당과 광풍각도 바로 여기에서 연유한다. 발 아래 개천을 둔 광풍각은 시원하고 소요한 바람이 부는 정자라면 맨 위에 주인이 기거한 정자 제월당은 비가 그친 뒤에 뜬 달을 구경하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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